과 동기로부터 “특종! 남북회담 성사”라는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응?” / “진짜야. 신문 봐.” 갑작스럽게 남북정상회담 성사 발표를 접하고 기쁨과 동시에 의아함을 가졌던 것이 비단 나 뿐은 아니리라. 가장 먼저는 한나라당 대변인이 나서서 “난 이 회담 반댈세.”했고, 후에 反 평화세력으로 낙인 찍힐까 두려워 “회담에서 실질적 성과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나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는 말이 안되고, 무조건적인 찬성도 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양비론을 펼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회담 자체에는 찬성이다. 다만, 임기말 후끈 달아오른 노대통령이 대선 노림수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혹시 회담 성사 과정에서 국민들이 상식 선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물밑 거래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을 거둬서는 안된다는 입장일 뿐이다.

왜 하필 지금이고, 왜 또 평양인가? 1차적인 궁금증은 이 물음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2차 남북정상회담 성사 관련 기사를 종합하면, 노대통령 당선 이후 다시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끈질긴 ‘구애’를 펼쳤던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노대통령은 <한겨레>와 했던 인터뷰에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8월 이후로 넘어가면 도저히 일정상 짬이 나질 않고, 북측이 서울 답방을 꺼리니 자연히 ‘CU@평양’이 결정된 것이다.

회담 성사 자체에 문제가 없다고 하면, 다음의 물음으로 넘어가도 좋을 것 같다. 무엇을 논의하게 될 것인가? 지금 남북 간에 할 얘기가 없어서 문제인가? 오히려 할 얘기가 너무 많아서 문제이다. 북핵 문제는 6자 회담이라는 통로를 통해 차분히 진행되고 있다. 다만 이 6자 회담이라는 창구가 항구적인 안정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남북 양자간의 회담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남북 공통의 비전에 대한 논의가 나올 것이라 기대된다. 남북관계의 급진전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초보적인 논의 정도만 이끌어내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이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남북정상회담의 정례화가 합의되었으면 한다.

이 정상회담은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당장은 남북정상회담이 노대통령의 정치적 업적이 되는 것이기에, 한나라당 대선 주자들에게는 덕 될 것이 별로 없다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결국 한나라당이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마냥 기뻐할 수는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허나, 지나친 음모론은 당사자, 국가 모두를 위태롭게 한다. 지금은 남북정상회담이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해야 할 때이다. 지나친 기대도 금물이겠지만, 실질적 성과가 없이는 정말로 “대선 깜짝쇼!”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 회담으로, 우리는 ‘통일 이후’라는 새로운 화두를 끌어안을 수 있게 될까? 귀추가 주목된다.
2007/08/09 03:10 2007/08/09 03:10
Posted by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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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가다 2007/08/09 10: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쎄요 지금까지 조중동과 한나라당의 정부까기를 생각한다면 그 어떠한 실적이 나오더라도 '대선 깜짝쇼'란 비난을 퍼부을꺼라 생각됩니다.

    • saypeace 2007/08/09 14:59  댓글주소  수정/삭제

      조중동과 한나라당에 부화뇌동하는 이들까지 설득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과학적으로 상황을 인식하려고 하는 이들을 설득할 수 있을 정도의 성과는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 미디어몹 2007/08/09 16: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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