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먼저 읽은 지인들이 하도 재밌다고 입을 모으길래 읽게 되었다. 청소년 소설이라 가볍게 생각한 것에 비해 심상찮은 책 두께에 놀랐고, 한 번 책을 집으면 쉽게 책을 놓기 어려울 정도의 흡입력에 또 한 번 놀랐다.

이야기는 주인공 아로가 도서관에서 우연히 『완전한 세계의 이야기』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아로는 이 책에 달린 보라색 브로치를 통해 ‘불완전한 세계’에서 ‘완전한 세계’로 이동하고, ‘읽는이’로서 위기에 처한 ‘완전한 세계’를 구하는 여정에 오른다. 이런 액자식 구성은 벽장을 통해서 현실 세계와 판타지 세계를 넘나들던 『나니아 연대기』와 비슷하다. 긴 여정을 끝낸 뒤 막상 현실 세계에 돌아와도 아직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았다는 설정 판타지 성장 소설의 전형을 따르고 있다.

현실 세계에서 평범한 소녀에 불과한 아로이지만 판타지 세계에서는 ‘읽는이’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낸다. 완전한 세계의 열 두 나라를 여행하는 동안 아로는 온갖 위기를 겪는다. 곤경에 처했을 때, 아로는 이렇게 묻기도 한다. “왜 하필 내가 읽는이일까?” 그렇지만, ‘내가 누구인지,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는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완전한 세계의 존재들이 ‘읽는이’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다는 것이다. 아로는 이를 자각하여 ‘읽는이’로서 강한 사명감을 갖게 된다. 아로는 더 이상 평범한 소녀가 아니라, 절망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는 판타지 세계의 구원자로 성장한다.

‘완전한 세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불완전한 세계’의 존재가 필요하다. 아로와 같은 불완전한 세계의 ‘읽는이’가 주기적으로 『완전한 세계의 이야기』를 읽어줘야 완전한 세계는 생명력을 얻을 수 있다. 완전한 세계가 불완전한 세계의 존재로 지탱된다는 역설! 나는 자연히 이 역설을 체제 내적으로 해결하려는 별꽃나라 현인 유하레의 노력에 공감이 갔다. 비록 유하레는 권모술수를 부리는 암흑 보스로 그려졌지만 말이다. 완전한 세계에 사는 이들은 언제까지 읽는이가 오기 만을 기다려야 하나?


아로와 완전한 세계 - 6점
김혜진 지음/바람의아이들
2007/08/14 01:14 2007/08/14 01:14
Posted by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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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현하 2007/08/18 19: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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