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 바빴다. 의욕에 비해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았다.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니 몸도 처지고, 마음의 여유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악순환의 고리를 탔으니, 남은 순서는 지나친 자괴감으로 절망하다가 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가는 것이었다. 그러던 차에 영화를 보게 되었다. 평범한 선택은 아니었다. 예전 같았으면 자학의 정도를 높여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을 것이다. 이런 급박하고도 어려운 시기에 영화를 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영화 보기를 잘했다. ‘달래면서 가야한다’는 말이 와닿았다. 내가 처한 현실과 영화의 내용과는 맞닿는 지점이 하나도 없지만 보는 것 자체로 에너지를 받았다. 그런 점에서 참 고마운 영화이다.

부실한 드라마는 참 아쉽다. 같이 본 이는 “전개가 거의 <디-워> 수준 아니냐”며 혹평했다. 그러나 감히 나는 허약한 드라마를 보완해주는 음악이 있기에 “그래도 볼 만한 영화였다”고 평하련다. 영상과 음향의 조응이 뛰어나다. 기타 연주와 첼로의 선율이 합치되는 장면은 카타르시스를 준다. 어린 주인공의 천재적 재능을 시샘할 새도 없이 감탄을 자아내는 즉흥 연주가 펼쳐진다. 실로 한 곡의 음악과 같은 영화였다. 손에 땀을 쥐게 하더니 클라이막스에서 갑자기 연주를 멈추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루이스(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분)가 라일라(케리 러셀 분)를 만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카고로 날아간 장면, 시카고에서 다시 뉴욕으로 가는 장면에서는 연민과 희열을 동시에 느꼈다. 삶! 삶은 던지는 것이다. 삶은 모두가 의미없다 할지라도 자신에게 의미있는 것을 찾아 몸을 던지는 것이다. 사실 이 장면에 감정이입을 하면서, 다시 힘을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2007/12/06 00:10 2007/12/06 00:10
Posted by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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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현하 2007/12/06 10: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도 며칠 전에 봤는데, 음악이 너무 좋더라.
    난 사실 맘이 괴로울 때 이 영화를 봐서, 영화 + 감정상태...가 마구 뒤섞이면서 마음이 짠해지는데 아우 진짜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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