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침대에 누워 가루비 콘소메펀치맛 한 봉지를 아작아작 씹어먹으며 『수레바퀴 아래서』를 다 넘겼다. 나는 한스 기벤라트와 달리 수레바퀴에 깔리지 않았다는 것을 안도할 새도 없이, 오늘도 여전히 수레바퀴 아래 깔려 신음하고 있을 젊은 영혼들이 그리 멀리 있지 않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감정이 격양되는 것을 애써 말린채, 다시 건조해진 상태로 이태준의 『문장강화』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이내 잠이 들었다.
오늘은 지하철과 버스로 이동하는 시간이 많았으므로 이태준의 책을 들고 다니며 줄을 그어가며 읽었다. 이태준의 책은 좋은 문장을 보여준 뒤, 이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덧대는 식인데 나는 이태준이 골라놓은 좋은 문장을 읽기 보다는 대체 이태준이 이 문장을 두고 어떻게 평을 하고 있는지에 목말라하며 급하게 읽는 편이다. 이런 내 책 읽기를 스스로 생각하건대, 고기 먹기는 좋아해도 낚는 법은 배우기 귀찮아하는 것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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