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셸 공드리. <이터널 선샤인>을 본 사람이라면, 영화와 함께 그 이름을 기억해뒀으리라. 나 역시 미셸 공드리의 작품이란 점 하나로 <수면의 과학>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헌데,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같이 본 사람의 말을 빌리자면, (정말 정확한 표현이라 생각되는데,) “프랑스 영화라 그런가? <이터널 선샤인> 보다는 많이 거친 것 같다.”
정제되지 않고 제멋대로 뻗어나가다가 극중 주인공인 스테판이 싫어하는 엄마의 습성처럼 “흐지부지 시작만 해놓고 끝은 못 맺는” 영화가 되어버렸다. 결국 영화는 스테판의 꿈 속에서 스테파니와 함께 彼岸으로 접어드는 것으로 끝이 난다. 그것으로 끝? 그것으로 끝!
불가해한 메타포들. 수면의 ‘과학’은 무슨! 이 영화를 보고 있자면 수면은 절대로 과학적일 수 없다는 사실만 깨닫게 된다. 하지만, “모든 질서에 죽음을!” 미셸 공드리 영화의 매력은 오히려 이 거침없는 상상력에 있는지도 모른다. 스테판의 꿈은 바로 그 상상력이 활개치는 場인데, 현실에서 그저 하소연만 거듭하는 스테판은 꿈 속에서야 말로 자유롭게 유영하며 자의적인 힘을 행사한다. 단지 그 뿐이라면, 현실에서 충족되지 않는 욕구를 꿈을 빌어 해소하는 것일 뿐이라면, 이 영화는 좀 더 이해하기 쉽고 그리고 그저 평범한 작품으로 전락했을 것이다.
기발한 두뇌와 여린 감성을 지닌 스테판에게 수면과 비수면의 경계는 매우 모호하다. “대체 이 장면이 꿈이여, 생시여?” 영화 속의 스테판 뿐만 아니라 이 영화를 보는 관객 모두가 품게 될 물음이다. 하지만, 믿거나 말거나 이 영화는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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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RSS 주소 : http://amormundi.net/blog/rss/comment/54흐음 ..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데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