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따뜻한 난로 옆에 웅크리고 앉아 이 글을 적는다.
실은 따져묻고 싶었다. 너의 이 ‘선언’이 어떤 의미인지 아는지, 우리가 했던 언약은 다 무엇이었는지, 함께 한 시간과 서로의 노력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그렇게 조곤조곤 얘기하길 좋아했던 사람이 왜 지금까지 불만을 혼자 속으로 삭여왔는지….
그러나 그러질 못했다. 정작 미안해야할 사람은 나였고,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까지 매정하게 굴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순순히 그 ‘선언’에 구속되는 것이었다. 하고 싶은 말은 넘쳐 흘렀지만 깊게 담아뒀다. 선언 이후의 후속 조치가 너무도 야속했지만…. 역시 침묵으로 일관했다.
약 석 달간의 방황 끝에 간신히 감정의 잔가지를 쳐냈다. 더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으련다. 조금은 담담해졌다. 강은 벌써 건넜다.
그러니, 그대 부디 행복하시오. 편히 사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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