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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기대였을까. 뚜껑을 열기 전부터 뚜껑 속에 뭐가 있을까 호시탐탐 기회만 있으면 엿봤던 나로서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영화를 보고선, 트레일러에서 보여줄 건 다 보여줬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이범수의 소름 돋는 악역 연기만 빼고. 그리고 정두홍은 그 액션에 비해서 대사 연기가 너무 엉망이었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실망하겠지만 <짝패>를 보고 나니, <아라한 장풍 대작전>에서 왜 그의 대사가 없었는지 알 것 같기도 했다. 아무리 액션영화라지만 류승완의 재치와 이범수의 입담에도 불구하고 감정선이 뚝뚝 끊겨대는건 다 정두홍의 대사 탓이다.
 
가장 좋았던 것은 영화 초중반에 나온 거리 액션씬. 조금 엉성한 설정의 ‘무리’들도 있었지만, 곳곳에서 정두홍과 류승완의 액션센스를 엿 볼 수 있었다고 해야 되나. 그 씬이 종료될 때까지 손에 땀을 쥘 정도였다. 정두홍과 류승완이 짝패가 되어 이범수를 제끼러 갔을 때는 눈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카메라가 빨리 돌아가서 보기에 불편했다. 간간이 나오는 슬로우 샷이 매우 반가울 정도. 그나저나 공간 전환의 재미를 고려했다면, 왜 하필 <킬빌>의 냄새를 풍겼는지 의심스러운데 필름 2.0 인터뷰를 보면 이런 의심은 영화 잘 모르는 이의 오해에 불과한 듯. 뭐, <킬빌>을 눈여겨 본 적이 없기도 하니까.

써놓고보니 혹평 뿐인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꽤 즐기며 봤다.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소문을 접할 때부터 관심을 가졌으니 터질듯 부풀어오른 풍선 만큼이나 기대가 컸던 것이다.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매우 아쉽지만, 자신의 스타일을 완성해가려는 류승완의 노력이 담긴 또 하나의 작품을 접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대충 그 아쉬움을 정리하려 한다. 혹시 볼까 말까 망설이고 있다면, 재밌다. 그러니 영화 내리기 전에 얼른 보시라.
2006/06/12 04:01 2006/06/12 04:01
Posted by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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